1. 귀찮다. 사진 한 장 올리고 손으로 태그들 타이핑하는 것이..
2. 이미지가 주는 자극이 피곤하다.
3. 남의 피드를 보면 나만 뒤쳐지는 것 같다. 모르는게 약이다.
4. 블로그같은 소수의 플랫폼에 집중하기 위해.
5. 별 일이 없어서 올릴 것이 없다.
SNS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곳, 저곳에 로그인해서 글과 사진을 남기고 상태를 체크하는 것에 신경이 분산된다. 페북이나 인스타 이외에도 앞서가는 좋은 플랫폼이 많지만 뭔가 나는 깊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블로그나 브런치가 더 편하다. 짧막한 글과 빠르게 올라오는 피드들을 계속 확인하고 있으면 나도 무언가를 해야할 것 같은 압박이 든다. 이 넓고 좋은 세상에서 남들은 저만치 가고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데 나는 그 자리에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곁에서 보면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때로는 우울하고 불안해한다.
잘나가는 사업을 하고 있어도 나름의 고충이 있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 같아도 실상 가정에 문제를 겪는 경우도 많다. 삶의 단면, 그것도 가장 흥분되고 희열을 느끼는 순간에 멈춰있는 장면들에는 일상의 지루함이나 깊은 고민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사실 삶의 대부분은 그런 지루하기도 하고 별 일 없는 그런 순간들인데.
다른 사람의 화려한 모습, 휘황찬란한 스펙과 자기소개, 대단해보이는 경험들을 구경하면서 내가 받은 자괴감만큼이나 내가 은근히 인정받고 싶어서 올리는 사진들이 누군가를 조바심나게 했겠지. 내 본질은 늘 그대로인데 그 사진 한장으로 부풀려진 이미지, 그 순간 받는 좋아요에 점점 중독되는 것을 느끼며 어느 순간 좋아요를 못 받을까봐 불안해하는 자신의 모습. 인스타그램이라는 그 조그만 화면안에 비교와 경쟁, 자랑, 인정중독의 매카니즘이 집약되어 있다.
요즘엔 인스타를 만들었다가도 곧 방치하게 된다. 일상에 별 일이 없는 경우 올릴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큰 이유이다. 여행과 맛집을 돌아다니는 것을 점점 안하게 되니 올릴 사진이 없다. 한편으로 내 삶이 이미지를 중시하는 화려한 삶에서 자족적인 삶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증거같기도 하다.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더 좋고 이미지 홍수에 시선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 물론 인스타그램은 잘만 활용하면 나의 행복한 순간들과 작업물을 공유하고 남기는 좋은 플랫폼이 된다. 하지만 지금은 SNS의 빠른 템포에서 벗어난 상태를 더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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