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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는 즐거움

[ H ] 2018. 12. 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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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는 즐거움

참 복잡하게 살았구나. 인생은 심플하게 사는 게 좋다는 것을 느낀다. 

비워보면, 빼보면, 정리하면  그렇게 집착했던 것들이 별게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욕심부려서 이것 저것 사서 방안이 복잡해지면 그게 다 짐이 된다.

인연을 많이 맺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자주 문자 카톡연락을 주고 받는 것에 

우쭐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SNS에 사진들을 올리고 좋아요가 눌러지는 것을 보며 기분이 좋아지고 계속 확인하고.

연락처를 하나씩 지우고 해야한다고 믿었던 일들을 하나씩 머리속에서 지우고

다 가지고 싶었던 욕심들을 하나씩 버리고 언젠가 쓸까 봐 못 버렸던 물건들을 버리고 

추억이 담겨있다고 못버리던 물품들을 정리했다. 

정말 꼭 필요한 것들만 남기면 생각보다 인생을 그리 아등바등 복잡하게 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혼과 연애가 없는 삶

누군가는 외롭고 힘든 삶을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뺀 지금 삶은 너무 평온하다. 

이렇게 평화로워도 되나? 싶다. 

카페에서 옆자리에 앉은 주부들이 아이들 교육이 어떻고 애 친구가 어떻고 이야기하며 

걱정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아이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은 나는 딴 세상 이야기로 들린다.


경쟁과 치열함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는 것도 참 괜찮다. 

항상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나서 특별히 관심을 받지 않아도 

특별히 연락 오는 사람이 없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저 평온한 나날들. 

이렇게 살수도 있구나. 

남들처럼 살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은 잠시, 그 불안이 걷혀가면서 나에게 찾아온 평화.




평화를 깨는 정체는 늘 욕심이었다. 

버린다는 것은 집착하던 무언가를 버리는 것이다. 

버리지 못한다면 그것에 마음이 집착되어 있어서.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외부요건이 아니라 여러가지에 집착되어 있는 마음때문이었다.

바글바글한 사람 틈바구니에서 빠져나와서 보면 '왜들 저러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고개를 조금만 돌려보면 텅텅비어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들이 많은데.  


갈망의 소멸과 자유

여행에 대한 갈망을 버리니. 

관련 사이트도 탈퇴할 수 있고 관련 자료들도 미련없이 버릴 수 있다. 

결혼에 대한 미련이 없으니 남자한테 잘 보이기 위한 옷과 화장품을 버리는 데 고민이 없고. 

필요한 무언가를 일부러 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친구와 가족에 대한 미련을 버리니 어느 곳으로도 이사를 갈 수가 있다. 

친구를 정리하고 가까운 관계도 적당히 거리를 두니 그만큼 자유롭다.  

무엇을 하기 전에 그들에게 일일이 보고하고 의견을 묻던 과거가 얼마나 피곤했는지 깨닫는다. 

인정욕구를 버리면 평판을 신경쓰지 않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잘보이고 싶은 누군가를 의식해서 내가 하는 일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어진다.  

원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딱 그만큼 자유가 제한된다. 

그것과 관련된 책은 버릴 수 없고 이메일 수신거부도 할 수 없으며 관련 물건도 버릴 수 없다. 

그것과 관련된 장소에 있어야하기 때문에 거주지역에 제한이 생긴다. 

친구가 소중하면 그들 주변에서 살아야하고 주기적으로 연락을 해야한다.



버리면. 정말 그만큼 자유롭다.사람들은 버리지 못해서 그만큼 속박되어 산다. 다 욕심때문에.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자기 욕심, 

회사에 소속되려하는 것도 자기 욕심,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욕심,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 남보다 잘나고 더 나은 조건을 획득하기 위한 욕심,

그렇게 자발적으로 자기 자유를 반납한다.  자기 욕심의 댓가로.  

아, 욕심의 댓가는 자유의 포기구나!욕심은 정말 댓가가 크다는 것을 깨닫는다.  정말루. 



물건을 정리하기 전에 자기 마음을 정리해야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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