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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이 진짜 자유다

[ H ] 2018. 8. 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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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이 진짜 자유다

늘 자유를 갈망했다.

특히 직장인이나 어딘가에 소속되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자유를 꿈꾸지 않을까? 그래서 자유의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 여행을 다니고 충동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기도 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사는 비혼을 택하고 책임과 의무로부터 자유롭기를 바란다.

나 역시 늘 자유를 갈망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감성적인 인간이다. 회사에서는 그냥 딱 일만 하고 외부에서 즐거움을 찾자고 마음을 먹어도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 없다고 회사를 나오는 그런 인간. 하지만 생활을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고 회사를 다니지 않고도 돈을 벌려면 프리랜서가 되거나 창업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창업이나 프리랜서는 마냥 자유롭냐.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고정적인 수입이 발생할 때 까지 하고 싶은 것도 접어두고 불안함과 싸우며 그것을 어떻게든 해야 하고 그것도 주도적으로 스스로 계획해서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고 싶은대로 하려고 회사를 나왔는데 더욱 스트레스와 압박속에 살게 될 수도 있다. 결국 다시 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것까지 해야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그러고보니 내가 바란 건 '소극적 자유'였다. 에리히 프롬의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 를 보면 '~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는 소극적 자유라는 표현이 나온다. 외부의 강제적인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하며 신체적인 속박과 개인의 가능성을 발휘하는 자유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 이 소극적 자유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누구에게나 극도의 불안이 찾아온다. 모아둔 돈이 사라져가는 건 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소속감이 없는 외로움과 고독이 찾아오면 대부분은 견디지 못하고 원래의 속박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나역시 경험했고 그만 둔 회사를 떠올리며 그 회사의 장점들을 되새기고 후회하기 일쑤였다.

이때 적극적인 자유로 나아가지 못하면 결국 소극적 자유마저 잃게 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구속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괴로워하기를 반복한다. 소극적 자유만으로는 살 수가 없기에 본인이 결정한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것이 적극적인 자유의 상태이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고 인내와 끈기, 극기의 마음이 필요하기에 쉬운 일이 아니다. 주체적이고 자유롭게 자신의 이상을 추구해가는 사람들을 보면 멋지지만 그 과정에서 수도 없이 겪는 자신과의 싸움을 보지 못했기에 그럴 것이다.

적극적 자유는 자신의 삶에 주도권을 갖고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태도인데 생각과 다르게 자신을 '통제'하는 일이 필요하다. '자유'라는 단어가 주는 아름다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와는 사실 매우 다르다. 자기 사업을 하기 어려운 이유는 자기 스스로를 통제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한다는 것 때문이다. 자유를 추구해서 회사를 나오면 오히려 내가 원하던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상황이 오는데 바로 스스로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회사를 다니며 하기 싫은 일이 주어졌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주인의 마음으로 하면 그 사람은 속박을 덜 느낀다. 몸이 묶여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스스로를 이끌어 일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수동적인 마음을 가지면 아무리 자유로운 상황이 만들어져도 무기력하고 의욕이 사라질 수 있다. 





자유의 비밀은 통제에 있다

참 아이러니한 것을 깨달았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한다는 것은 자기를 통제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사실 마음에 휘둘린다는 의미였다. 진짜 자유는 '자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을 말이다. 단어라는 것이 참 오묘해서 가끔은 우리를 속인다. '그냥 마음대로 할래'라는 말은 자유로 느껴지지만 사실은 '포기'와 '휘둘림'을 담고 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은 진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으라는 것이지 마음에 휘둘리라는 말은 아니다.

회사를 나와 무기력해지는 순간들을 많이 겪었다. 차라리 누가 나한테 지시를 해줬으면 강제성으로라도 할텐데.. 하면서 하기 싫은 것을 해야하는 상황과 싸우다가 진 것이다. 마음대로 해버렸다가 결국 좌절하고 무기력해지는 패턴, 이런 상황이 반복되어 자신이 싫어지고 우울감에 빠지게 되었다. 


혼란스러웠다. 

'회사를 다녔어야 되었나. 왜이렇게 불안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침체되어 있었는데 

내가 우울과 무기력에서 빠져나올 때는 결국 싫은 것도 기꺼이 할 때였다. 

자기 통제를 회복할 때 다시 자유를 얻게 된다.


하기로 한 것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한다. 이것이 자유를 위한 조건이다. 이것을 못하면 진정한 자유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오늘은 하기 싫으니까 안하고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하고~' 이런 태도는 소극적 자유이며, 이 상태로는 제대로 살 수 없고 곧바로 탕진하게 되어 그토록 싫어했던 속박으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자기 통제를 상실하는 순간 삶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리고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감정과 마음에 휘둘리지 않고 의지를 가지고 싫은 것도 기꺼이 할 때 진정한 자유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고 삶에 생기가 돋는다. 진짜 자유로운 사람은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유로울 수 있고,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하루종일 혼자 있어도 스스로에 구속된다. 자신의 의지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실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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