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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제도를 벗어나 비혼으로 산다는 것

[ H ] 2019. 11. 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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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의 말에 따르면 결혼제도가 2030년이면 사라진다고 한다. 지금 상황만 보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고 비혼에 대한 말들도 거론되는 추세다. 그 말은 '서른 넘었는데 늦지 않게 결혼해야지' 이런 고리타분한 조언을 더이상 듣지 않아도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부장제도의 종말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남성중심적 가치관도 조금씩 와해될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여기에는 내가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참 신기하게도 남성의 정자수가 50년 동안 절반이나 감소되었다는 기사를 봤다. 환경을 파괴해온 인간의 개체수를 이런 식으로 조절해서 다시 정화하려는 자연의 순리인지 출생률 감소와 맞물려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오묘하다. 일찍이 산업화된 서구사회에서 먼저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는 것을 보면 환경과 화학물질, 생활습관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공기좋은 곳에서 자연적인 삶을 사는 것이 인체에 얼마나 좋은지도 실감할 수 있다.  

우리는 맨몸으로 태어나 맨몸으로 죽는다. 태어나자마자 가족이라는 집단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며 성격이 형성되고 학교와 사회를 거치며 그 사회에서 통용되는 가치관을 주입받는다. 여자는 이래야 되고 남자는 이래야 되는 고정관념을 주입받고 그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그걸 피하기 위해 나이에 맞는 선택을 반강제로 하는 경우도 많다. 예전부터 나이때문에 마음에도 없이 결혼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왜 결혼을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라는 의문이 스스로 들었다. 늙어서가 불안하다 해도 죽는 순간은 누가 대신해줄 수도 함께해줄 수도 없는 것이고 앞으로 비혼이 많아지면 가족과 다른 형태의 공동체가 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에게 짐을 지우지 않고 내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길을 '디폴트'로 살아가기로 했다.

 

사냥을 하고 전쟁을 했던 여성 부족, 아마존족

 

비혼공동체를 꿈꾸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각자의 가족들과 연결되어 공동체를 형성하는 기존의 방식에는 효에 대한 압박, 전통적으로 강요되는 역할의 강요, 자유롭지 못한 속박을 댓가로 안정감을 얻는다. 그리고 평생을 성이 다른 한 사람과 살아야한다는 사실 또한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혼이 로맨스의 완성이라는 환상은 결혼을 너무 포장하고 있는데 실상은 누군가와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 공동체가 꼭 이성이어야 할까? 그냥 마음맞는 친구여도 되고 비혼인 사람들과의 공동체여도 상관없을 것이다. 여자들끼리 살면서 집안일과 할 일을 분담하고 때로 일도 함께 하며 서로 지원하는 그런 문화공동체를 꿈꾼다면 환상일까? 아마도 머지 않아 새로운 대안공동체가 하나 둘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주의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안정된 직장의 개념도 해체되고 전통적인 가족중심 문화도 해체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기존의 가족제도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선택지가 다양해지면 더 좋을 것 같다. 가부장적인 그 가족문화가 싫은 사람도 선택할 대안이 있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성숙한 사회로 한 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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