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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가 나를 더 능동적으로 만든다

[ H ] 2020. 11. 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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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날로그가 좋아. 

 

빈 종이에 슥슥 내 손을 움직이는 것이 나에게 활력을 준다.

 

: 책장을 손으로 넘기면서 종이에 밑줄을 긋고 생각나는 것을 적어두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블로그 혹은 E북 : 마우스 휠을 슥슥 돌려가면서 페이지를 전환하고 밑줄 대신 드래그하면서 내 눈을 요리 조리 움직여가며 본다.  

영상 : 재생 버튼을 클릭한다. 화면을 바라본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내가 하는 행동이 줄어들거나 거의 없어진다. 

반대로 말하면 귀찮은 것이 줄어들고 알아서 떠먹여주기 때문에 더 편해진다. 

 

책을 손으로 넘기고 손을 움직여서 글씨를 적고 밑줄을 그으며 손을 움직이는 행위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며 드래그하며 페이지를 탐색하는 행위 

재생버튼 클릭하는 행위. 

 

내가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 편하지만 점점 수동적이 되고 내 머리와 손과 몸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알아서 다 해주고 기계가 다 기억해주고 저장해주고 손으로 쓰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 되고 팔이 아플 일도 없다. 그런데 왠지 나는 더 멍청해지고 멍해지는 느낌이 든다. 

 

내 몸을 움직여서 쓸고 닦고 할 때보다 로봇 청소기 한 번 설정해두면 지가 알아서 하는 것이 더 좋을까?

자연스럽게 생활을 내가 가꾸어가고 내가 정리한다는 느낌은 사라지고 모든 것을 남(기계)이 대신 해주는 것이 나를 더 편하고 여유롭게 만들까?

실제로는 머리가 더 복잡해지고 몸을 움직이지 않아서 우울해져 일부러 명상 요가를 찾는다. 

손을 움직이며 글을 적고 몸을 움직이며 청소를 하고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며 자연스레 잡생각이 없어지고 운동이 된다. 

모든 것을 영상과 스마트 기기가 보여주는 것에 의존하면서 나는 하는 게 없어지고 점점 게을러지고 멍청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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