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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 - 도연명

[ H ] 2019. 6. 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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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 - 도연명

돌아가자!

전원이 황폐해지고 있는데 왜 돌아가지 않느냐

지금껏 내 마음은 몸을 위해 사역당했지만 

무엇때문에 그렇게 슬퍼하는가.

지난 일, 부질없는 것이니

미래의 일들을 올바르게 해야겠지.

길을 잘못 들어 헤매었는데

아직 멀리 벗어나지는 않았나니

나 이제 깨달았노라

지금이 옳고 이제까지는 모두 틀렸음을.

 

무얼 추구하며 서두르다 결국 어디로 가겠다는 건가?

나의 소망은 부귀가 아니오,

신선의 세계 역시 바랄 수 없는 것.

혼자서 좋은 계절 즐기며

지팡이를 밭에 꽂아두고 김을 매기도 하고,

동쪽 언덕에 올라 휘파람 불며

맑은 시냇물 대하고 시를 짓는다.

자연의 변화에 따르다 근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의 주어진 운명을 즐김에 의심할게 무언가!

 


 


중국의 시인 도연명이 41세에 벼슬자리를 내던지고 나오며 지은 시라고 한다.

내가 요즘 느끼는 바와 비슷해서 옮겨본다.

성공과 성취를 추구하며 전력질주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늘 마음 한켠이 공허했는데 서울을 벗어나 살다보니

태어나 처음으로 진짜 만족감을 조금씩 맛보고 있다.

 

욕심으로 꽉 차고 늘 들떠있던 날들보다 훨씬 평온하고

적은 돈에도 기쁨을 느끼는 삶.

많은 취미와 여행도 필요가 없고 매일 새소리를 듣고

논두렁과 뒷산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삶. 

 

 

참 신기하다. 뭔가를 계속 하고 경험하고 채워야 기쁨을 얻는 줄 알았는데

안할수록 비울수록 있는 그대로 만족할수록 마음이 풍요로워지니 말이다.

무엇을 안할지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왜인지 알 것 같다.

할 일로 가득찼던 것들을 하나씩 버리면서 마음도 가벼워지고

그 몇 안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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