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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애정결핍이었다

[ H ] 2019. 7. 18.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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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애정결핍이었다


난 강하지 않다.

늘 사람이 필요하다.

내 얘기를 듣고 공감해줄 사람이.


하지만 늘 부정해왔다.

난 혼자서도 잘 지내고 혼자서도 아무렇지 않다며

마음속에 공허함을 한 가득 안고서 아닌 척 했다.


인간관계는 부질없다며 

있던 친구도 끊어내고 명상과 종교가 있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끊어낸 마음에서 피가 철철흘러도 대충 닦고

아무일 없다는 듯 그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너무 오래 감정이 억압되어 자라서

더이상 인식하고 표현하지 못하고

어색해서 냉정한 척 객관적인 척 

내 감정을 남의 것인양 묘사하는 습관이 들었다.


사실 뭉쳐뒀던 감정이 너무 무거워서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남의 일인양 말한다.


화를 내면 죄책감을 느낀다.

그래서 억압하고 참다 참다 폭발하고 관계단절 그리고 합리화.

죄책감도 결국은 내가 나를 나무라고 있는 것이었다.

부모도 받아주지 않고 이해해주지 않은 그 감정을

나까지 스스로 나무라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아무도 나를 온전히 받아주지 않는 상태로 나를 방치해둔채 살았던 것이다.


그냥 인정한다.

난 애정결핍이고 애정에 굶주렸고 사랑받고 싶고 

사람이 없으면 불안하면서도 센척하면서 산다고.

이성적이고 합리적 개인주의자가 아니라

그냥 제대로 감정소통 못배워서 서투르다고.

내 감정을 인식하는 것 조차 나에게 어렵고 느린 일이라고.


심하게 감정억압하는 집에서 자랐고

우리 부모도 그렇게 자랐다고 그래서 그 결과가 그렇다고.


진짜 개인주의가 좋아서 내가 택한 게 아니라

그렇게 합리화하지 않으면 나자신을 통째로 부정해야하기에

편한 길을 택한 것이었다.

문제를 들춰내기엔 뿌리가 너무 깊으니 

그냥 서로 거리두는 게 편해~라는 합리화였구나.


그러는 동안 내 마음이 괴로웠다는 걸 이제 알았다.


이 세상에 문제없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없고

다 결핍과 외로움을 안고 있으니

너무 내치지말고 조금 수용해주고 살아야겠다.


지금껏 내가 상처받았다고 혹은 상처받을까봐

끊어내버린 사람들이 너무 상처받지는 않았길.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


문제없는 사람인 척 연기하느라 나도 여유가 없었다.

이제는 그냥 더 티나도 솔직하게 나 문제많다 인정하고 살지 뭐.

나 애정결핍이고 나도 받는 게 좋고 나도 욕망이 있고

나도 감정이 있고 나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싶다고.

나도 사실은 혼자보다 같이 있고 싶다고.

묵놓아 꺼이꺼이 울었다.


이제는 안아주고 싶다.

그 어렸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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