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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디지털 노마드로 사는 이유

[ H ] 2023. 12. 1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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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디지털 노마드는 회사에 고용되지 않고 프리랜서로 외주를 받는 것도 아닌 사업적 형태로 돈을 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쓴다. 프리랜서로 외주를 받아서 마감일 맞춰 작업해주는 일은 어디까지나 고용인이 있고 그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자유로운 회사 생활'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 (내가 정의한) 디지털 노마드 = 고용되지 않고 스스로 만든 제품(책,디자인,음악,영상,글 뭐든지)을 팔아 수익을 만드는 사람들. 스스로 일하기에 시공간의 제약없이 일한다는 사람.

사실 이 디지털 노마드의 정의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프리랜서도 포함할 수 있고 자유롭게 다니며 오프라인 강의를 하시는 분들도 그럴 수 있으니. 어쨌든 대부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노트북과 바닷가가 마치 디지털 노마드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 장점 

1. 시간과 공간의 자유 😍

2. 자발적인 동기로 일을 하는 것 🎯

3. 회식, 워크샵 등 없다.

4. 매일 출퇴근하느라 2~3시간을 길에서 쓰지 않아도 된다.

5. 출퇴근으로 생기는 각종 지출(쇼핑, 외식, 교통비) 없음

6. 비대면으로 일하는 경우 사람 스트레스 감소

7. 직장생활로 의무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않아도 된다.

 

내가 생각하는 주요 장점들이 이런 부분들이었다. 개인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혼자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우 엄청난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강제성과 의무가 동반되는 회사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돈으로 환산하면 아주 클 것이다. 그러면 회사 월급보다 조금 덜 번다 해도 정신적 피로가 적어서 건강과 행복 측면에서 플러스가 되어 더 만족스러운 삶이 될 수도 있는 것. 

특히 1번과 2번이 큰데, 매일 정해진 곳으로 이동하는 물리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은 정말 편하다. 어디에서 아무 때나 일을 해도 되고 나를 감시하는 누군가가 없다는 것은 어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신적 자유라는 가치를 준다. 또한 회사를 위한 일을 하다보면 최대한 일을 덜하려는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태도가 생기게 되는데 이로 인해 자발적으로 일하는 기쁨을 잃어버리게 된다. 나도 그랬었고 그 느낌이 싫어서 퇴사를 하고 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계기가 되었었다. 물론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발적으로 일을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퇴사 후 처음 적응할 때는 회사생활에서 든 습관들, 일이 주어져야 하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떨쳐버리는 것이 힘들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자발적으로 할 때의 그 재미와 생생한 기쁨을 잃어버린지가 오래라 오히려 무기력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누가 일을 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정신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그것을 없애고 자발적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스스로 일하는 것에 적응한 다음에는 즐거움과 재미, 뿌듯함도 느끼고 있다. 

 

🥲 단점 or 힘든 점

1.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 - 이번 달 수익이 많다 해도 당장 다음 달 수익이 얼마일지 늘 알 수 없다는 건 상당한 불안감을 야기할 수 있다. 

2. 늘 시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해야 한다.

3. 그냥 출근해서 주어지는 일을 하던 것과 다르게 내가 먼저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기민하게 반응해야 수익원을 찾을 수 있다. 

4. 모든 것을 0에서 만들어가야 한다. - 이미 어느 정도 돌아가고 있는 회사와는 다르게 0에서 하나씩 만들어가야 한다. 마켓에 제품을 올려서 판다 해도 처음엔 수익이 0이고 고객도 0인 상황을 버티면서 보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상당한 인내심과 의지가 필요하고 불안과의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

5. 동료가 없다. 힘든 점을 이야기하고 나눌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마냥 여유롭고 행복하기만 하냐면 위와 같은 이유로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장점만 있을 수는 없으니 스스로 일을 하는 것의 힘든 부분도 많다. 일을 시키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직접 수익원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것이 마치 망망대해에서 헤매는 기분일 때도 많다. 수익원은 곧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인데 그것을 찾는 것이 아주 막연하다. 일단 이것 저것 만들어 올려보고 반응을 분석해서 고객들의 마음을 읽어내야 한다. 여기 저기 돌아보며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사람들이 무엇에 불편함을 겪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회사 다닐 때는 직접 그런 것을 파악할 필요가 없었다. 업무 리스트에 올라온 것을 뚝딱 쳐내면 되었다. 그 전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내 소관이 아니었고 퇴근 후 뭘 먹을까 고민만 하면 되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한 학습이 별로 안되어 있었다. 

또, 직장 동료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같이 이야기하고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할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살아가는 것이 기본이 된다. 회사 다니는 친구들과는 공감대 형성이 되기 어렵고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를 자주 만나기는 어렵다.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에 몸 담는다 해도 각자 상황이 다 다르고 활동 시간대와 공간도 다 다르며, 자유를 중시하는 각자의 성향상 '똘똘 뭉친다'라는 경험을 하기는 어렵다. 그것이 좋기도 하고 가끔은 외롭기도 하다.  

 

💁🏻‍♀️ 커뮤니티의 존재가 필요한가?

최근에도 비슷하게 일하는 분들의 커뮤니티에 잠시 참여하고 있는 중인데 효용에 대해서는 반반이다. 결국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하고 수익원을 내가 직접 찾아야 하는 것. 외롭다고 커뮤니티에 의존해서 뭔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으쌰으쌰가 필요한 사람, 타인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사람의 경우 일시적으로 커뮤니티에 소속되면 안정감을 느끼면서 동기부여 될 수 있지만 그만큼 에너지가 분산되기도 한다. 의무감까지 생기면 회사 생활과 비슷하게 눈치보는 일도 생기고 분란도 생길 수 있기에 정신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도 있다. 조심하지 않으면 건설적인 토론과 정보 공유보다 불만과 하소연을 늘어놓는 분위기가 될 수도 있고,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커뮤니티에 과하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 역시 독립적으로 혼자 하는 것이 기본이 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편하고 좋은 것 같다. 특정 커뮤니티에 의존하기 보다 내가 중심이 되고 내 생활의 아주 일부로서 커뮤니티와 느슨하게 연결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제일 낫다는 생각이다. 

 

📱 인스타를 해야 하는가?

인스타그램은 참 계륵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예 안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하면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다. 매일 인스타에 들어가 반응을 확인하고 최신 트렌드와 변화를 파악하고 다른 사람에게 좋아요도 눌러주고 어떻게 게시물을 올릴지 연구하고, 만들고 올리고 반응보고.. 무한 반복의 뫼비우스. 여기에 신경쓰기 시작하면 본래 작업에 신경 쓸 시간을 상당부분 잡아먹는다. 

인스타가 제품판매의 핵심이거나 인플루언서, 강사가 아니라면 인스타를 꼭 집중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작 내 디자인을 사용하는 사람이 오는 마켓에 신경쓰고 정말 필요한 디자인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꼭 릴스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지금 인스타그램을 안하면 안되는 이유' 이런 게시물을 보고 괜히 마음이 급박해지지 않도록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정말 필요한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인스타그램를 안하면 고객을 놓칠까하는 두려움에 괜히 시간 소모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 두려움이 비합리적인 두려움은 아닌지 잘 판단해야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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