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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는 계속 변하는 것, 에니어도 정할 수 없는 듯

[ H ] 2023. 1. 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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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유형 검사의 모호한 기준

MBTI와 에니어그램 외 다양한 성격 유형 검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늘 들던 의문. 

  • 딱 하나만 와닿는게 아니라는 점. 어떨 때는 S, 어떨 때는 N 둘 다 와닿는 등 
  • 예전에 나랑 지금의 나랑 다른데 언제를 기준으로 하지? 
  • 집에서 회사에서 또 가족이나 친구와 있을 때 내 모습이 다르다.

 

그래서 어떤 모습이 '원래'의 나인지 스스로도 헷갈린다는 점이다. 그런데 내 유형이 뭔지 어떻게 정확히 판단할 수 있으며 애초에 하나의 유형으로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현재 나의 경향 정도, 혹은 '내가 생각하는 나'가 이런 모습이라는 자각 정도로 넘어가면 될 것 같다. 나도 타인도 하나의 유형으로 끼워 맞춰서 이해하려고 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분명 그 유형에 나온 설명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볼 수가 없게 된다. 

또한 특정 유형이 우월하다는 이미지도 문제다. MBTI 밈이 많이 생기면서 유형 별 이미지나 캐릭터가 만들어지며 특정 유형이 소득이 많고 특정 유형이 더 똑똑한 것 처럼 이미지화되었다. 그걸 통해서 누군가는 우월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자격지심을 느끼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유형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실수를 범한다는 점은 똑같다. 그래서 왠만하면 성격유형이 아닌 사람 자체를 보려고 한다.  

 

 

에니어그램은 타고나는 것? 

이 또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전에 '길 인간학 연구소'나 '엠헬', '황혼' 등 여러 네이버 카페 등에서 에니어그램을 찾아본 적이 있다. 그런 곳에서 말하는 전제가 에니어그램은 사람마다 한가지 유형만 해당하며 타고나는 것이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전제는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기질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물론 있겠지만 성격이란 물과 같아서 칼로 무자르듯 딱 '몇번 유형' 이렇게 정의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결론을 내리고 싶어서 '아 나 ㅇㅇ유형이구나'라고 임시로 결론을 내려도 이내 그렇지 않은 면들이 발견되고 '그럼 ㅇㅇ인가?'하고 다른 유형을 살펴보게 된다. 이것을 영원히 되풀이하며 그 에니어그램 유형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묶여있게 된다.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9가지 유형 설명을 모두 독파하고 모든 유형이 나같이 느껴지는 착시효과 속에서 길을 잃게 된다. 

 

성격유형 도구에서 벗어나야 

결국은 나는 특정 유형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모호한 결론을 내리고 그 유형도구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답이다. 솔직히 모르는게 낫다. MBTI 에니어그램, WPI, 기질, 체질 등 각종 유형도구에 낚이지 말고 그냥 무심히 지나치면 된다. 

 

정답을 바라는 인간심리의 함정

이런 것에 잘 낚이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삶에 대해 뭔가 확실한 것을 원하는 마음이 자꾸만 특정 유형으로 자신을 정의하고 싶게 만든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상태를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확실한 말로 정의하기를 좋아한다. 기준이 확실히 있어서 그것을 따르고 틀을 지키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 틀과 기준은 임시적인 것이라 상황에 따라 다르고 사람에 따라 다를 뿐이다. 지금은 그게 맞다 하더라도 앞으로 시대가 변화면 또 맞지 않게 될 것인데 그때마다 멘붕에 빠지게 된다. 그러니 확실히 기준에 매달리는 마음을 버리고 '그때 그때 다르다'는 생각으로 살면 조금 더 유연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두렵다. 불확실함에 몸을 던진다는 것은.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고 정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산다는 것은. 하지만 자유롭다. 

 

결론 :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고 정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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