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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행복해졌을까?

[ H ] 2024. 1. 2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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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년 전인가.. 부의 추월차선 책을 접한 것이. 

마지막으로 회사를 다닌 것도 8년 전 일이 되고 있다. 와.. 정말. 기분이 이상하다. 내가 퇴사하고 이렇게 크리에이터로 산 것이 벌써 8년 째라고? 8살이나 나이를 먹었다니.. 문득 부의 추월차선 이라는 책이 생각나서 글을 써본다. 당시 '4시간만 일한다' 와 함께 새로운 방식의 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 7년 전 포스팅

 

[책]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흥미로운 책이다. 산업사회를 벗어나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더 이상 회사가 답이 아니라는 내용은 많이 전파된 듯 하다. 그런 비슷한 계열의 책 중에서 가장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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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 저것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수익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단기간에 빠르게 수익을 만들고 백만장자가 된다는 식의 발상은 정말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만큼의 능력과 기술이 있고 운이 따른다면 모를까, 빠르게 나오지 않는 결과에 조바심을 내고 불안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불안에 시달릴 때는 항상 악수를 둔다. 평온한 상태일때라면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하지 않을 행동을 해버리거나 막연히 장밋빛 미래만 보고 무모한 시도를 하게 된다. 결과는 욕심부리다 더 잃게 되는 경우도 많고. 

최근 이 부의 추월차선에 대한 비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생각해보면 부작용도 꽤나 큰 것 같다. 공병호 작가께서 과거 이런 트윗도 올리셨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보고 머리를 탁 쳤다. 평범함은 결코 욕먹을 일이 아니며 오히려 모든 존재는 결국 평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서 말이다. 

 

 

이 몇년 동안 이런 저런 환상을 쫒으며 특별함에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님은 확실히 알았다. 나는 특별하지 않고, 특별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이룬다한들 그 삶이 행복한가는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당시에도 엠제이 드마코의 유튜브 영상을 보며 약간 외로워보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사실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자유롭게 노트북을 들고 일하는 것도 몇 년 정도 하면 딱히 즐겁지도 않고 그것이 일상적인 업무가 된다. 거기에 불규칙한 수입으로 인해 늘상 달고 사는 불안함은 덤이고. 

지금 생각하면 회사 다닐 때도 좋았다. 출근해서 그날 올라온 일을 처리하고 점심을 먹으며 잡담을 하고 퇴근하면 일 생각에서 해방되고 소중한 개인 시간을 갖고 주말에는 자유롭게 친구와 맛집에서 의미없는 수다를 떨던 때가. 그게 행복 아니었을까. 나는 노마드 생활을 하며 이런 것들을 포기했다. 더이상 직장인 친구와는 공통의 관심사가 없다고 느끼고 빨리 수익을 만들기에 급해서 오히려 여유를 잃었다. 회사라고 무조건 안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당장 다음달 수익을 걱정할 필요없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이제 알았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대화와 점심시간같은 것이 평화로웠다는 것도 나중에야 느끼는 장점들이다. 당시에는 그저 회사를 관두고 싶다는 생각 뿐.

언제부턴가 회사생활을 노예 생활에 비유하고 있다. 예전에 가면 사축이라는 책도 봤었고. 그런데 이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회사는 다 함께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곳이다. 그리고 수익을 여러명이 나눠갖는 것이다. 그 안에서 자유가 없다고 하지만 퇴사하고 사업을 한다고 자유롭다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 회사를 다니면 퇴근 후나 주말에는 일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맛볼 수 있는데 사업을 하면 늘 수익에 대한 걱정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내가 엠제이드마코만큼 돈을 많이 벌지 못해서인지는 몰라도, 매달의 수익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이다. 한방에 몇십억 번다면 다르겠지만 퇴사 후 단기간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서행 차선의 길을 가면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가면서 수다도 떨고 이게 좋은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주변을 본 바로도 이게 더 낫다고 생각이 든다. 천천히 가면서 경치도 보고 하면 될 것을 너무 앞질러서 가버리면 얘기할 사람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다 뒤에 있는데 혼자 빨리 가서 혼자 논다고 꼭 자유롭지도 않다. '행복은 인간관계에서 온다'는 말이 이해가 안된다고 오만을 부린 적도 있는데 결국 가장 행복한 시간은 비생산적인 수다를 떨며 친구나 가족과 편안한 시간을 보낼 때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수십억 벌면서 이 밸런스를 잡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돈을 벌거나 남들이 모르는 노하우를 알게 되면 사람 심리가 방어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지키려고 오히려 여유가 없어지니까. 그냥 매달 월급받을 때 누리던 것을 오히려 못 누릴 수도 있다. 

그러니 부업, 디지털 노마드, 빠르게 수익 올리기, 경제적 자유 이런 키워드에 너무 환상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 수 있으면 하지만 결국 인생의 행복을 위해서임을 잊지 않고, 또 그것때문에 이미 가진 행복을 못 보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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